사용자가 정당한 업무 명령의 일환으로 시말서 제출을 요구했음에도 근로자가 이를 거부하는 경우, 해당 시말서의 성격에 따라 징계 가능 여부가 달라집니다.
경위서 성격의 시말서: 단순히 사건의 경위와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기록하여 제출하라는 명령은 정당한 업무상 명령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는 것은 근로자의 충실 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반성문·사죄문 성격의 시말서: 사건에 대한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강요하는 시말서 제출 명령은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법한 명령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의 시말서 제출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하거나 징계 양정을 가중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사용자가 요구하는 시말서가 근로자의 내심의 윤리적 판단을 강제하는 반성문 형태인지, 아니면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위한 경위서 형태인지에 따라 징계의 정당성이 결정됩니다. 다만, 징계의 정당성은 시말서 제출 거부라는 단편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제출을 요구받은 경위, 비위행위의 내용, 반성의 여부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