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내용만으로는 “정년이 지났으니 정년퇴직으로는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없고, 권고사직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실업급여 심사에서 중요한 것은 정년이 이미 지났는지보다, 이번에 계속 근무하던 고용관계가 실제로 어떤 이유와 경위로 끝났는지입니다.
정년퇴직 후에도 회사에서 계속 일하다가 회사가 먼저 퇴직을 권유했고, 본인은 그 권유를 받아들여 퇴직한 것이라면 회사의 퇴직 권유에 따른 이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사직서에 ‘정년퇴직’이라고 적었거나 회사가 그 사유로 신고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권고사직’이라고 표시하는 것만으로 수급자격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고용센터가 실제 퇴직 제안의 주체와 이유, 당시 대화, 회사가 계속 근무를 허용했는지 등을 확인해 판단합니다.
정년퇴직으로 신청할 수 없다는 회사의 설명이 맞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정년퇴직은 통상 회사의 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데 정년 후에도 계속 근무했다가 회사의 새 퇴직 권유로 그만둔 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이직을 과거의 정년 도달만으로 자동 분류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직 사유는 실제 경위에 맞게 신고해야 하므로, 사실과 다른 사유를 쓰거나 형식상 사유만 바꾸도록 요구받는 것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고용보험법 제40조에 따르면 일반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이직 전 18개월 동안 피보험 단위기간 합산 180일 이상, 근로할 의사와 능력이 있지만 취업하지 못한 상태, 수급자격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직, 적극적인 재취업 노력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고용보험법 제58조는 중대한 귀책사유로 해고된 경우와, 정당한 사유 없이 본인 사정으로 이직한 경우 등을 제한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먼저 권유했다는 사정은 중요하지만, 수급자격 전체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 이직확인서에 기재할 사유가 실제 퇴직 경위와 다르다고 알리고, 회사 권유 문자·메신저·이메일, 면담 기록, 퇴직 통보, 사직서 사본, 정년 후 근무한 급여자료 등을 보관하세요. 회사가 이직확인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수급자격 인정 신청 때 그 사정을 설명하고 자료를 제출해 고용센터의 판단을 받으시면 됩니다. 근로자는 실업급여에 필요한 증명서 교부를 사업주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고용보험법 제108조제2항). 신청은 이직 후 지체 없이 실업 신고와 수급자격 인정 신청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최종 판단은 직업안정기관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