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고충처리 절차를 반드시 먼저 거쳐야만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떤 고충인지에 따라 노동청 신고로 문제 삼을 수 있는 내용과 절차가 달라지므로, 사내 절차를 건너뛰더라도 무엇을 노동청에 진정·신고할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내 고충처리 절차 개관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고충처리위원을 두어야 하고, 고충처리위원을 두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는 고충이 있으면 고충처리위원에게 구두 또는 서면으로 신고할 수 있고, 고충처리위원은 접수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조치 사항과 처리 결과를 해당 근로자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고충처리위원이 처리하기 곤란한 사항은 노사협의회 회의에 부쳐 협의 처리할 수 있습니다.
고충처리위원은 비상임·무보수이며, 고충사항 접수·처리대장을 작성·비치해야 합니다.
사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노동청에 갈 수 있는 경우
사내 고충처리 절차는 근로자 개인의 고충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장치이지, 노동청 신고·진정의 전제 조건은 아닙니다. 따라서 사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청 진정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노동청 진정에서 주로 확인되는 것은 회사가 법이 정한 조치 의무를 지켰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는데 회사가 지체 없이 객관적 조사를 하지 않거나, 조사 중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지 않거나, 행위자 조치·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처럼 회사의 의무 위반이 쟁점이 됩니다.
사용자 본인이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용자의 친족인 근로자가 직접 괴롭힘을 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고충 유형에 따라 노동청에서 다루는 방식이 다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영역이고, 신고 후 회사의 조사·보호·조치 의무,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 금지가 핵심입니다. 신고자를 불리하게 처우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 관련 고충(차별, 직장 내 성희롱, 모성보호, 일·가정 양립 등)은 사업주가 자율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노사협의회에 고충 처리를 위임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차별적 처우 등을 받은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할 수 있는 별도 경로가 있습니다.
임금체불, 퇴직금, 근로시간·휴일·휴가, 4대보험, 해고 등은 고충처리 절차와 별개로 노동청 진정이나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등 해당 사안에 맞는 절차를 선택해야 합니다.
사내 절차를 건너뛰기 전에 확인하면 좋은 점
사내 규정(취업규칙, 노사협의회 규정, 신고 창구, 고충처리위원 유무)을 먼저 확인하면, 이미 마련된 절차를 활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내 신고를 아예 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으로 기록하고 문자·메신저·이메일·업무지시·회의 초대·진료 기록 등 증거를 남겨 두면 이후 노동청 진정이나 다른 절차에서 도움이 됩니다.
사용자 본인이 가해자로 의심되거나 사내 신고 창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사내 절차를 기다리기보다 노동청 진정을 함께 검토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정리
사내 고충처리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노동청에 신고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노동청 진정은 어떤 법 위반을 문제 삼을지에 따라 준비 내용과 처리 방식이 달라지므로, 고충의 성격(직장 내 괴롭힘, 차별·성희롱, 임금·근로조건, 해고 등)에 맞춰 신고 대상과 증거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내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사업장이라면 고충처리위원이나 노사협의회를 통한 처리도 병행할 수 있고, 회사가 조사·보호·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점 자체를 노동청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