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는 편취의 고의가 없으면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사기죄는 고의범이므로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고의가 반드시 필요하고, 여기에 더해 불법영득의사도 요구되는 초과 주관적 구성요건입니다. 다만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재력, 환경, 범행 내용, 거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단순히 ‘고의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경제사정이 나빠져 채무를 못 갚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기죄가 된다고 볼 수 없고, 처음부터 확실한 변제의사가 없거나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해 돈을 받은 경우에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시적 자금 압박으로 대금을 못 지급한 것에 불과하다면 편취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또한 고지의무 위반도 사기죄의 기망이 될 수 있습니다.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을 고지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면, 그 사정을 미리 알릴 신의칙상 의무가 있고 이를 묵비한 것은 기망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채무불이행 상태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정리하면, 편취의 고의가 빠지면 사기죄 성립은 어렵지만, 고의 유무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자금 사정, 이행 계획, 대체이행 시도, 기망 내용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