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법률상 조부이고 본인이 손자녀라면, 본인에게 할아버지를 부양할 의무가 생길 수는 있지만, 할아버지를 다시 ‘양육’해야 하는 의무와는 다릅니다. 할아버지가 스스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필요한 부양을 하는 문제입니다.
민법 제974조는 직계혈족 사이에 서로 부양의무가 있다고 정하므로 조부모와 손자녀도 원칙적으로 여기에 포함됩니다. 다만 민법 제975조에 따라 할아버지가 자기 재산이나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만 실제 부양 책임이 발생합니다. 할아버지가 본인을 키워주셨다는 사정은 가족관계의 배경이 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그 사실만으로 별도의 양육의무가 생기거나 부양의무가 자동으로 더 무거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양의 범위와 방법은 할아버지의 필요한 생활 수준, 본인의 경제적 형편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정합니다. 부양의무자가 여러 명인데 누가 어느 정도 부담할지 합의가 안 되면,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부양 순위나 방법을 정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76조·제977조). 이미 합의나 판결이 있더라도 사정이 바뀌면 법원에 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78조).
또한 ‘친권자인 할아버지’라는 표현은 법률상 확인이 필요합니다. 민법상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교양하는 권리와 의무를 가진 사람이고, 미성년자의 조부가 실제로 돌보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친권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부가 후견인인지, 입양 등으로 부모·자녀 관계가 성립했는지에 따라 지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조부와 손자녀 사이의 부양의무는 친권자 여부와 별도로, 직계혈족 관계와 할아버지의 생활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