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의 효력이 이미 발생했는데도 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의 사실심 변론이 끝날 때까지 이를 주장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원칙적으로 상속포기를 내세워 강제집행을 막기 어렵습니다.
상속포기는 상속으로 인한 채무 자체를 승계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한정승인과 구별합니다. 한정승인은 채무는 상속하되 갚을 책임을 상속재산 한도로 제한하는 것이어서, 소송에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일정한 경우 판결 확정 후 청구이의의 소로 집행 범위를 다툴 수 있습니다. 반면 상속포기는 채무를 상속했는지 자체가 쟁점이므로, 확정판결 뒤에 새로 제기하는 청구이의의 소로 이를 다툴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08다79876 판결).
따라서 채권자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답변서·준비서면 등으로 상속포기 사실을 주장하고, 가정법원의 상속포기 수리심판문 등 이를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항소 등 가능한 절차가 있는지도 즉시 검토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불복기간은 판결을 송달받은 시점과 절차에 따라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상속포기 신고일과 효력이 발생한 시점은 구별해야 합니다. 신고만 변론종결 전에 했더라도 법원의 수리심판이 고지된 시점이 변론종결 뒤라면, 상속포기의 효력이 변론종결 뒤에 발생한 것으로 보아 청구이의로 다툴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대법원 2004다20401 판결). 반대로 효력이 변론종결 전에 이미 발생했는데 소송에서 주장하지 않았다면, 뒤늦은 청구이의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확정판결에 따른 집행이 예외적으로 현저히 부당하고 이를 용인하는 것이 정의에 명백히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권리남용을 이유로 다툴 가능성이 있지만, 단지 상속포기 사실을 소송에서 주장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포기는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민법 제1019조제1항, 제1041조). 이미 판결이 확정됐다면 소송의 변론종결일, 상속포기 수리심판 고지일, 판결 확정일 및 현재 집행 단계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련 서류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