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 후 임금체불이 발생하면 관리인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회생절차 개시만으로 책임이 자동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임금 지급기일을 지키지 못한 데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나면 채무자의 업무 수행과 재산 관리·처분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됩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조). 따라서 개시 후 임금 지급을 실제로 관리한 관리인이 지급기일을 어겼다면 형사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임금 지급의무 위반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으며, 피해 근로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원칙적으로 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같은 법 제109조).
다만 대법원은 관리인이 회생업무를 수행하면서 자금 사정 악화나 법률상 지출 제한 때문에 불가피하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형사책임을 면할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자동 면책이 아니라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는데도 체불을 막을 수 없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심사한다는 뜻입니다. 법원은 회생 개시 경위와 당시 재산·자금 상태, 관리인을 선임한 이유, 관리인이 회생을 위해 취한 조치, 근로자와의 협의 및 지급 노력, 회생절차의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따라서 관리인 측은 계좌 거래내역과 자금계획, 법원 허가가 필요한 지출의 내역, 임금 지급을 위해 한 조치, 근로자와 주고받은 연락 및 지급계획 자료 등을 확보해 불가피성과 지급 노력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임금 지급이 가능한 자금이 있었는데 다른 용도로 사용했거나, 지급을 피하려고 재산을 은닉·처분한 정황이 있다면 책임 면제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체불 기간·금액, 지급기일, 근로계약서·급여명세서·출퇴근 자료, 회사 및 관리인에게 지급을 요구한 기록을 정리해 신고나 수사 과정에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 책임은 관리인의 권한과 관여 정도, 회생법원의 지출 제한 내용, 당시 회사 자금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