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본법 제23조 제2항 제2호의 ‘중대한 과실로 위법성을 알지 못한 경우’는 단순히 몰랐더라도 그 무지가 본인의 상당한 주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신뢰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제척기간 예외를 인정합니다. 즉, ‘어쩔 수 없는 몰랐다’와 ‘조금만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는데 놓친 경우’는 다르게 취급합니다.
제2항 제2호가 예외를 두는 이유는, 제척기간이 원래 법적 안정성과 당사자의 신뢰 보호를 위해 마련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당사자가 위법성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면 그 신뢰는 보호할 만한 정당한 신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5년이 지나도 행정청이 제재처분을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둡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은 가벼운 실수보다 더 큰 주의 부족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관련 법령을 전혀 확인하지 않았거나, 상식적으로 충분히 알 수 있는 위법 사항을 현저히 소홀히 넘긴 경우처럼,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위법성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상황을 말합니다. 반대로 genuinely 어쩔 수 없이 알 수 없었던 경우까지 무조건 예외가 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3항의 ‘재결이나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1년(합의제행정기관은 2년) 내 새로운 제재처분’ 부분은, 취소재결이나 취소판결이 난 뒤 행정청이 그 취지에 따라 다시 제재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입니다. 쉽게 말하면, 원래 제재처분이 법원에서 취소되면 행정청은 그 판결이나 재결 취지에 맞게 다시 처분을 해야 하는데, 만약 원래 처분을 할 수 있었던 5년 기간이 이미 지나버렸다면 다시 처분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제3항은 이런 모순을 막기 위해, 판결이나 재결이 확정된 날부터 일정 기간 안에는 그 취지에 따른 새로운 제재처분을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둔 것입니다.
정리하면, 제2항 제2호는 ‘보호할 만한 신뢰가 아닌 경우’까지 제척기간으로 막지 않겠다는 취지이고, 제3항은 ‘취소 판결·재결이 난 뒤에도 행정청이 그 취지에 따라 다시 처분할 수 있게’ 시간을 주는 규정입니다. 다만 제3항의 1년·2년 기간은 ‘판결·재결 취지에 따른’ 새로운 제재처분에만 적용되고, 아무 처분이나 새로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부하실 때는 제2항이 ‘신뢰 보호 가치가 없는 경우’를 예외로 빼는 구조, 제3항이 ‘취소 재결·판결의 기속력과 제척기간 사이의 충돌’을 조정하는 구조라는 점을 함께 보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