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에 대기시간 중 업무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더라도, 근무지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기하다가 업무 지시 시 즉시 수행하는 구조라면 그 대기시간 중 독서나 흡연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근무태만(직무태만)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핵심은 대기시간이 법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근로자가 실제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었는지에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0조제3항은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었다’는 외형보다, 그 시간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인 대기시간인지가 먼저 판단되어야 합니다.
질문하신 상황처럼 근무지를 벗어나지 않고 대기하다가 업무 지시가 있으면 바로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라면, 그 시간은 대체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대기시간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이런 경우 대기 중 독서나 흡연 자체가 곧바로 근무태만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다음과 같은 점이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근무태만은 주어진 업무를 태만히 하거나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행위를 말하며, 그 자체로는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에 가까워 임금 삭감이나 인사고과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곧바로 징계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행위가 반복되어 직장질서에 반하거나,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관계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징계나 징계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도 근무태만의 경위와 결과, 고의·과실 여부, 개선 기회 부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행위 자체만으로는 근무태만이라거나 비판받을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 구체적으로는 ① 해당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인지, ② 업무 대응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는지, ③ 실제 업무 지장이나 반복적 지시 회피가 있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근로계약서에 대기시간 중 업무 내용이 없었다는 점은 그 시간의 성격이나 회사의 기대·지시를 판단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지만, 그 사실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적으로는 대기시간의 성격, 업무 지시 방식, 실제 대응 의무, 관련 취업규칙 내용을 함께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