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대로라면 부장 겸 인사위원회 간사는 반장에게 직원들의 서명을 받아오도록 맡긴 사람이고, 반장은 그 요청에 따라 서명을 받아다 준 사람입니다. 그 사실은 반장이 임의로 서명을 받아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정이지만, 부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 책임이 자동으로 생기거나 반장의 책임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 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경우에 성립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부장 직위와 인사위원회 간사라는 역할은 반장이 거절하기 어려운 관계였는지 판단할 때 고려할 수 있지만, 직책만으로 우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현재 말씀하신 사실에서는 서명을 받아오도록 맡긴 행위와, 그 뒤 반장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반장으로서 무능력하다”고 한 행위를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반장은 날짜별로 누가 서명 수집을 요청했는지, 요청 내용과 목적, 서명 대상·절차, 이후 해명 요구와 발언의 횟수·장소·참석자를 정리하고, 문자·메신저·업무지시 기록과 목격자 정보를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에 신고가 접수되거나 회사가 사실을 알게 되면 사용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신고는 사용자에게 할 수 있고, 조사 중 필요한 보호조치는 피해를 주장하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서는 안 됩니다. 조사 결과 괴롭힘이 확인되면 행위자 조치 전에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신고자나 피해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도 금지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현재 정보만으로는 부장이 서명 수집을 맡긴 것 자체가 괴롭힘인지, 이후의 질책이 정당한 업무 확인이었는지 괴롭힘인지 확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부장이 일을 맡긴 사실과 반장의 처리 경위가 함께 조사되어야 하며, 반장만을 탓하는 방식으로 사실 확인이 끝나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