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정연대채무자 1명에 대한 채무면제는 원칙적으로 그 사람에게만 효력이 있고, 다른 채무자의 채무는 면제되지 않습니다.
부진정연대채무에서는 여러 사람이 같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더라도, 각자의 채무가 별도로 성립합니다. 따라서 한 채무자에 대한 면제는 다른 채무자에게 미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피해자가 A의 채무를 면제했더라도, 별도로 면제하지 않은 B에게는 여전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연대채무에서 면제가 면제한 채무자의 부담부분만큼 다른 채무자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과 다릅니다(민법 제419조).
다만 합의서의 내용과 체결 경위에 따라 면제의 범위가 달리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문서에 다른 채무자까지 포함해 전체 분쟁을 끝내려는 뜻이 분명히 드러나고, 그 뜻을 뒷받침할 사정이 있다면 합의의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단순히 “A의 채무를 면제한다”거나 A와만 합의했다는 사정만으로 B까지 면제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합의서에는 면제 대상자를 누구로 한정하는지, 다른 공동책임자에게 청구할 권리를 남기는지, 합의금 지급이 전체 손해의 최종 정산인지가 명확히 적혀 있는지 확인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합의서 문구와 협상 과정의 자료를 함께 살펴 면제 범위를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부진정연대채무자 1인에 대한 면제의 효력은 다른 채무자에게 당연히 미치지 않는다고 봅니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6다50896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