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서명이나 도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무조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 사이에 계약 내용에 대한 합의가 있었는지가 핵심이고, 서명·날인은 그 합의를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민법상 계약은 원칙적으로 청약과 승낙으로 성립합니다. 일정한 방식으로 계약해야 한다는 법률 규정이나 당사자 간 약정이 없다면, 말이나 행동으로 합의해도 계약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청약자가 승낙 통지가 필요 없다고 했거나 관습상 통지가 필요 없는 경우에는 승낙으로 인정되는 행위가 있을 때 계약이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532조). 따라서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계약 이행, 대금 지급, 물건 인도, 문자·전자우편으로 주고받은 합의 내용 등이 계약 성립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자문서에 전자서명을 한 경우에는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서명·날인의 효력이 부인되지 않습니다. 법령이나 당사자 간 약정에 따라 전자서명을 선택한 경우에는 서명·날인으로서 효력이 인정됩니다(전자서명법 제3조).
다툼이 예상된다면 계약서 초안과 수정본, 문자·전자우편, 송금 내역, 이행 자료를 보존하고, 상대방에게 계약 조건과 합의 사실을 서면으로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서명이나 도장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이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합의와 그 내용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면 권리 행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