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모니터링 데이터를 근거로 간호사가 판단·상담을 할 때, 판단 오류나 의료사고의 책임은 원칙적으로 환자를 직접 대면해 진료한 현지의사(의료인)에게 먼저 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의료법 제34조제3항은 원격지의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해 진료하는 경우와 같은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원격의료에 따라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이 의사·치과의사·한의사(현지의사)인 경우 원격지의사의 과실을 인정할 명백한 근거가 없으면 환자에 대한 책임은 현지의사에게 있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즉, 원격 시스템에서 간호사가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상담하더라도, 실제 의료행위의 책임 구조는 ‘누가 직접 의료행위를 했는지’와 ‘과실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기준으로 나뉩니다.
현재 유헬스 사례에서 간호사가 처방전을 직접 발행할 수 없고 약 용량 변화 등의 지시만 하며, 문제 발견 시 의사에게 알려 약물량을 조절하는 구조라면, 간호사의 행위는 대체로 의사의 판단을 보조하거나 전달하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이 경우 간호사의 판단·상담이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보조 범위를 넘어서, 실질적으로 의료적 결정을 대신하는 수준이라면 책임 논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료법 제27조제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정하며, 같은 조 제5항은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간호사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했다면 무면허 의료행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한 사고 책임은 행위자와 관리·감독자에게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간호사의 자율성 확대와 법적 책임의 균형은 ‘자율성을 넓히는 것’과 ‘책임을 간호사에게 전부 넘기는 것’이 같은 말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간호사에게 더 많은 역할을 주려면, 그만큼 업무 범위, 교육·훈련, 의사와의 협력 절차, 기록·전달 방식, 오류 발생 시 보고 체계가 함께 정비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간호사가 사실상 의료행위를 떠맡으면서도 법적 보호는 부족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든 판단을 의사에게 집중시키기만 하면 원격간호의 협력적 장점이 살아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균형은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그 경계 안에서 한 판단인지, 의사의 지시·확인이 있었는지, 시스템·장비·정보 전달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함께 보는 방식으로 잡아야 합니다.
학생 수준에서 정리하면, 원격간호에서 간호사의 판단·상담 책임은 일률적으로 한 사람에게만 있다고 말하기 어렵고, ① 행위가 보조·전달 수준인지 아니면 의료적 결정에 가까운지, ② 의사의 지시·확인이 있었는지, ③ 과실이 간호사에게 있는지 의사에게 있는지, ④ 시설·장비·시스템 요건을 갖췄는지 같은 요소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자율성 확대는 역할 확대의 문제이고, 법적 책임은 그 역할에 맞는 권한과 교육, 협력 구조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균형을 이룰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