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말서가 사건의 경위·사실관계를 적는 문서인지, 반성·사죄를 강요하는 문서인지에 따라 징계의 정당성이 달라지므로, 징계 통보와 시말서 요구 내용을 먼저 확보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경위서 제출 요구라면 정당한 업무명령으로 인정될 수 있어, 특별한 사정 없이 거부한 행위가 징계사유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거부 사실만으로 어떤 수준의 징계든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징계사유와 처분의 무게가 적절한지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반대로 회사가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사죄하는 문구를 쓰도록 요구했다면, 그런 내용의 시말서 제출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반성·사죄를 담은 시말서 강요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정당한 업무명령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6605 판결). 이미 경위서를 제출했는데도 추가로 같은 취지의 시말서를 반복 요구하는 경우에도 정당한 업무명령인지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현재 알려진 사실만으로 징계가 정당한지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시말서 양식에 반성·사죄를 강요하는 문구가 있었는지, 단순 사실보고 요구였는지, 다른 징계사유도 함께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