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50%만 부담한다고 해서 그 비율이 자동으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와 직원(근로자) 중 누가 얼마를 부담할지는 정해진 일률적 비율이 아니라, 사고 경위와 각자의 책임, 실제 손해액을 따져 판단해야 합니다.
직원의 잘못으로 회사 노트북이 파손됐다면 회사는 실제로 발생한 손해를 근거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파손 사실만으로 직원이 새 노트북 가격의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고 바로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수리할 수 있는지, 노트북의 사용 기간과 파손 전 상태, 수리비 또는 교체 필요성, 직원의 고의·과실과 회사의 관리·예방 조치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직원에게 잘못이 없거나 업무 중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고라면 부담액이 줄거나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말한 ‘50%’가 구체적인 손해와 사고 책임을 검토한 뒤 제안한 분담액인지, 아니면 사고가 나면 무조건 직원이 절반을 내도록 정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근로계약을 지키지 않았을 때 내야 할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약정을 금지합니다. 실제 손해와 관계없이 ‘파손 시 직원이 일률적으로 50% 부담’이라고 정해 두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실제 손해와 책임을 확인한 뒤 합리적인 분담액으로 합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회사에는 수리 견적서나 교체가 필요한 이유, 노트북의 구입 시기·상태, 50%를 산정한 근거를 서면으로 요청해 보세요. 산정 근거를 확인하기 전에는 해당 금액에 동의하거나 임금에서 공제하는 데 동의하는 문서에 서명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회사가 실제 손해와 책임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직원 책임을 검토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절반을 요구한다면 그 비율만으로 정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