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오류로 본인 계좌에 잘못 입금된 돈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민사상 반환 책임과 형사상 횡령죄 책임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책임은 입금 경위, 돈이 잘못 들어온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사용한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착오로 계좌에 잘못 송금된 돈은 예금주가 송금인을 위해 보관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돈을 임의로 인출하거나 다른 곳에 써버리면, 송금인과 별다른 거래관계가 없어도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891 판결).
전산오류로 입금된 경우도 실제 사실관계상 착오입금으로 인정되면 같은 법리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입금 내역을 확인해 오류임을 알았거나 반환 요청을 받은 뒤에도 사용·은닉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사정은 고의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산오류’라는 말만으로 곧바로 횡령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오류를 알았는지와 돈을 어떻게 처분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제공된 자료에는 횡령죄의 법정형이 제시되어 있지 않아 형량은 특정하지 않습니다.
입금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면 송금인이나 정당한 권리자는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돈을 이미 소비했더라도 반환 의무가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선의의 수익자는 남아 있는 이익의 범위에서 반환 책임을 지고, 잘못 입금된 사실을 안 뒤에는 악의의 수익자로 보아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48조·제749조).
다만 처음부터 채무가 없는데 착오로 지급된 경우라도 변제가 도의관념에 적합한 때에는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는 예외가 있습니다(민법 제744조). 일반적인 계좌 전산오류 입금이 이 예외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