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묘기지권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분묘의 소유자·관리자가 그 분묘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이며, 매장신고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권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쉽게 말해, 매장신고는 장례·매장과 관련한 행정절차이고 분묘기지권은 토지 소유자와 분묘를 관리하는 사람 사이의 토지 사용 권리 문제입니다. 따라서 신고가 되어 있어도 토지 소유자의 허락이나 다른 권리 근거가 없다면 그 토지를 계속 사용할 권리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신고 여부만으로 분묘기지권이 있는지 없는지를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분묘기지권은 구체적인 설치 경위와 시기 등을 살펴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설치했거나,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둔 채 토지를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경우 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또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를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경우의 시효취득은 판례에서 인정될 수 있는 유형으로 다뤄졌습니다. 다만 설치 시기만으로 권리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분묘의 외형과 점유 상태, 권리 승계 등 사실관계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에 따른 개장 절차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법에 정한 허가와 사전 통지·공고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매장신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임의로 분묘를 파내거나 옮기면 안 됩니다. 반대로 매장신고가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토지 사용 권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분쟁이 있다면 먼저 분묘 설치 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항공사진·토지 자료, 설치 당시 승낙이나 매매 관련 문서, 분묘를 관리해 온 자료 등을 정리하고,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와 적법한 개장 절차를 별도로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효취득형 분묘기지권은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한 날부터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습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