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정연대채무자 한 명이 합의에 따라 실제 지급한 금액은 공통 손해를 메운 범위에서 다른 채무자의 남은 배상액에서도 공제되지만, 그 채무자에게만 해준 별도의 면제나 책임 포기까지 다른 채무자에게 당연히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전체 손해가 1,000만 원이고 A가 피해자에게 합의금 300만 원을 실제 지급했다면, 원칙적으로 공통 손해 중 300만 원이 채워져 다른 채무자 B에게 청구할 수 있는 금액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반면 합의서에 “A에 대한 청구를 포기한다”고만 적었다면, 그 문구만으로 B의 채무까지 면제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한 채무자에 대한 면제는 다른 채무자에게 미치지 않지만, 변제처럼 채권의 목적을 실제로 달성한 사유는 그 범위에서 다른 채무자에게도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다만 채무자별 책임액이 서로 다르면 단순히 합의금 전액을 다른 채무자의 책임액에서 빼는 방식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가 얼마를 부담했는지, 합의금이 공통 손해의 어느 부분을 갚은 것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특히 책임액이 큰 채무자가 일부 지급한 경우에는 그 사람이 다른 채무자와 겹치지 않고 단독으로 부담하는 부분이 먼저 줄고, 그 다음에 공통으로 부담하는 부분이 줄어드는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2다74236 판결).
따라서 합의서와 지급 자료에서 다음 내용을 확인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의금이 지급되었다면 이를 반영해 남은 손해액을 계산하되, 면제 문구와 실제 변제액을 구별해야 합니다. 합의서의 표현만으로 전체 청구가 끝났다고 단정하지 말고, 지급 내역과 협상 경위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