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설치비를 부담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임대사업자인 귀하가 그 설치비의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없습니다. 귀하가 설치 용역을 실제로 공급받고, 귀하의 과세 임대사업에 사용하며, 적법한 세금계산서를 귀하 명의로 받는 경우에 공제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38조는 사업자가 자기 사업을 위해 공급받은 재화·용역의 매입세액을 공제하도록 합니다. 반면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지출, 면세사업 관련 지출, 세금계산서를 받지 않거나 필요한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등은 제39조에 따라 공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치 계약과 세금계산서의 공급받는 자가 임차인이고, 임차인이 설치업체에 비용을 지급한 것이라면 통상 임차인의 매입으로 처리될 사안이며, 임대인이 그 세액을 자기 매입세액으로 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임대료를 감액해 주었다는 사정만으로 설치비가 자동으로 임대인의 매입으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계약상 임대인이 시설을 공급받는 당사자이고, 설치업체가 임대인에게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며, 해당 시설이 임대인의 과세 임대사업에 사용되는 구조라면 공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임차인이 비용을 대신 지급했더라도 실제 계약관계와 비용 부담·정산 내용이 일치해야 합니다. 임대료 감액이 설치비와 어떤 관계인지도 계약서에 분명히 남겨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기반시설을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인허가를 받은 과세사업자의 시설공사라면 관련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토지 조성 등 토지의 가치를 높이는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는 매입세액은 제외될 수 있으므로, 질문의 시설이 기부채납 시설인지와 토지 관련 공사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실무상으로는 설치계약서, 임대차계약서의 임대료 감액 조항, 설치업체 세금계산서의 공급받는 자, 실제 송금·정산 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 자료들이 임차인이 설치용역을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나면 임대인의 공제는 곤란하고, 임대인이 공급받은 것으로 확인되면 과세사업 사용 여부와 불공제 항목 해당 여부를 추가로 따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