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기간에 실제로 한 업무의 수수료는 세무대리 계약의 범위와 보수 약정에 따라 지급 여부가 달라지며, 통장내역을 확인하지 않은 신고로 추징됐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수수료가 자동 면제되거나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고업무와 세무조사 대응업무를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처음 계약한 업무가 신고대행뿐이었다면 조사 대응은 별도 업무일 수 있습니다. 별도 계약·추가 위임이나 보수 약정이 있었는지,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반대로 조사 대응이 기존 계약에 포함되어 있거나 추가 보수에 합의하지 않았다면, 세무사가 수수료를 청구할 근거와 금액을 따져 다툴 수 있습니다. 계약서가 없더라도 업무를 요청하고 보수에 합의한 정황이 있으면 위임관계가 인정될 수 있으므로 문자·이메일·청구서도 함께 살펴보셔야 합니다.
민법 제686조에 따르면 보수 약정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위임업무를 완료한 뒤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기간으로 보수를 정했다면 기간이 지난 뒤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업무가 중간에 끝났더라도 수임인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종료된 경우에는 이미 처리한 업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무사 쪽의 과실 때문에 계약이 종료된 것이라면 이 조항만으로 보수가 당연히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계약 내용과 종료 경위를 함께 봐야 합니다. 세무사는 위임 취지에 맞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업무를 처리할 의무도 있습니다(민법 제681조).
통장내역을 전달했는데도 확인하지 않아 신고 누락이나 잘못된 신고가 발생했고, 그 결과 가산세 등 손해가 생겼다면 세무사의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5년치 추징액 전부가 곧바로 세무사 손해배상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무조사 결과의 본세와 가산세를 구분하고, 원래 납부했어야 할 세금인지, 세무사의 잘못으로 추가 발생한 손해인지, 자료를 제때 제공했는지 등을 따져야 합니다. 세무사의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납세자 측 사정에 따라 배상 범위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무사의 잘못된 세무처리로 가산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의뢰인 과실을 고려해 책임을 제한한 사례도 있습니다.
우선 계약서·업무위임서, 수수료 청구 내역, 통장자료를 보낸 기록, 신고서와 조사 대응 과정의 이메일·문자를 모으세요. 세무사에게는 청구한 수수료가 어떤 계약과 업무에 대한 것인지, 수행 내역과 계산 근거가 무엇인지 서면으로 요청하고, 추징세액은 본세·가산세별로 신고 오류와의 관련성을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수료 채무와 손해배상 주장은 별개의 쟁점이므로, 근거를 확인하기 전에 청구액 전부를 인정하거나 일방적으로 상계했다고 처리하지 마세요. 실제 지급 거절·손해배상 청구 등 분쟁으로 진행될 경우에는 계약서와 증거를 바탕으로 변호사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