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 조항이 임차인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상가 임차인을 보호하는 강행규정에 어긋나거나, 약관으로서 임차인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부담을 지우는 경우에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그 법에 위반되어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민법 역시 임대차에 적용되는 일부 규정에 어긋나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가 임대차에서 법이 보장하는 갱신 요구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법정 요건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한 약정은 해당 보호법의 강행규정에 어긋나는지 따져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각 보호법은 적용 대상과 예외가 있으므로 주택인지 상가인지, 일시 사용 임대차인지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여러 임차인과 계약하려고 미리 마련한 계약서 조항은 약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약관 조항이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나 공정성을 잃거나, 임차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예상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임차인에게 과도한 지연손해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부담시키는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미리 인쇄된 임대차계약서의 명도·원상복구 지연 배상 조항을 두고, 임차인이 해당 문구를 충분히 협의해 내용을 바꿀 기회가 없었고 배상 부담도 과중하다는 이유로 약관법상 무효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다16950 판결). 반대로 특정 조항에 대해 임차인이 충분히 검토하고 실질적으로 협상해 내용을 바꿀 수 있었다면 그 조항은 약관이 아니라 개별 합의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