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품을 그대로 사고파는 계약은 보통 물품매매에 가깝고, 주문한 사양대로 물건을 만들어 완성해 주는 계약은 도급문서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 제목보다 실제로 무엇을 약정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규격이 정해진 기계 부품을 구매하는 거래는 매매 성격이 강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구매자의 도면·요구사항에 맞춰 별도로 설계·제작해야 하고, 그 맞춤 제작의 완성이 계약의 핵심이라면 도급 성격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주문 제작 계약에는 물건의 공급과 제작이 함께 들어가므로, 거래에 따라 매매와 도급의 성격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인지세를 판단할 때도 ‘물품 공급계약’이나 ‘도급계약’이라는 제목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계약서의 실제 내용과 계약금액 등을 살펴 해당 문서가 도급에 관한 증서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제작물의 사양·도면, 제작 의무, 검수·인도 조건, 대금 지급이 완성 결과와 연결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주어진 정보만으로는 특정 계약서가 인지세 과세대상인지까지 확정할 수 없고, 세액이나 납부기한도 판단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주문에 따라 제작한 물건을 공급하는 계약에서, 물건이 일반적으로 대체 가능한지 또는 특정 주문자의 수요에 맞춘 물건인지 등을 고려해 매매·도급의 성격을 판단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21862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