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 부담 특약은 법보다 항상 우선하는 것은 아니며, 특약의 구체적인 범위와 고장의 원인·정도에 따라 효력이 달라집니다. 계약서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대인의 모든 수선 책임이 자동으로 임차인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623조에 따라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 목적에 맞게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임대물을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반면 민법 제626조는 임차인이 임대물 보존에 필요한 비용(필요비)을 지출한 경우 임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따라서 특약이 있더라도 실제 고장이 건물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수리인지, 임차인의 사용·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지 등을 살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라면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위반되는 범위에서는 효력이 없습니다(제10조). 다만 이 규정만으로 모든 수리비 특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특약 문구와 수리의 성격을 함께 봐야 합니다.
수리가 필요하면 임차인은 민법 제634조에 따라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알리고, 문자 등 통지 기록과 하자 사진·영상, 수리 견적서·영수증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차인이 먼저 수리한 경우에도 비용이 필요비인지, 임대인에게 알릴 기회가 있었는지, 수리 범위가 필요한 정도였는지에 따라 상환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서의 특약 문구와 하자 발생 원인을 함께 확인해야 최종 판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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