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재결로 사업시행자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원시취득이 아니라는 전제가 판례와 다릅니다. 대법원은 수용재결에 따른 소유권 취득을 원시취득으로 보았습니다. 앞서 승계취득이라고 설명한 부분은 정정합니다.
매매처럼 종전 소유자의 권리를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수용재결과 법률의 효력으로 사업시행자에게 소유권이 새로 귀속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5조제1항은 수용 개시일에 사업시행자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고, 그 토지에 관한 다른 권리는 원칙적으로 함께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즉, 종전 소유자가 가진 소유권을 그대로 양도받는 방식과 구별됩니다.
대법원은 수용재결로 인한 소유권 취득이 토지소유자와 사업시행자 사이의 법률행위에 따른 승계취득이 아니라 법률 규정에 따른 원시취득이라고 판시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수용 토지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었더라도, 그 폐기물이 토지와 물리적으로 분리하기 어려워 토지의 일부를 이룬다면 별도의 이전 대상 물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용재결이 내려진 뒤에도 당사자들이 별도로 협의해 토지 취득과 보상에 관한 계약을 맺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그런 별도 협의와 소유권이전등기가 유효하게 이뤄진 사안에서는, 수용재결 자체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협의취득에 따른 이전과 수용재결에 따른 취득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지, 수용재결 취득을 승계취득으로 본 것은 아닙니다.
또한 원시취득이라고 해서 모든 권리가 예외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수용재결로 인정된 권리는 소멸하거나 행사가 정지되지 않는 예외를 두고 있고, 수용한 토지가 필요 없게 된 경우에는 환매권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권리의 존속 여부는 재결 내용과 해당 권리의 성격을 따져야 합니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폐기물 매립 사건은 수용 후 사업시행자가 폐기물 처리비를 종전 소유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도 다뤘습니다. 사업시행자가 재결의 보상액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를 밟지 않아 재결이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된 경우, 그 보상액 문제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 청구로 다시 다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용재결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며, 이의신청을 거쳤다면 이의신청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