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남은 연차 9.5일 중 6.5일만 쓰도록 제한하고 연차 사용 자체를 막으려는 것이라면, 상시 5명 이상 사업장 등 연차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허용되기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를 주도록 하고, 예외적으로 그 시기에 휴가를 주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 시기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합니다.
동료의 업무가 많다거나 다른 직원에게 부담이 된다는 말만으로 연차를 6.5일까지만 사용하게 하거나 연차 사용을 전면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질문처럼 날짜를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연차 자체를 제한하는 상황이라면, 회사가 법에서 정한 ‘시기 변경’ 사유를 들어 휴가일을 조정하는 것과는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었는지는 구체적인 업무 상황에 따라 판단됩니다.
대표님이 구두로 전액 사용을 허락했다는 점은 중요한 사정입니다. 다만 나중에 말이 달라지는 일을 막으려면, 남은 9.5일과 사용을 원하는 날짜를 적어 문자나 이메일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다시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11월 30일 퇴사 예정이며 현재 남은 연차 9.5일 전부를 퇴사 전 사용하겠습니다. 대표님께 구두로 전액 사용 승인을 받은 내용도 확인 부탁드립니다. 회사가 특정 날짜의 사용 시기를 변경하려는 것이라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대체 가능한 날짜를 서면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미 ‘알겠다’고 답하신 사실만으로 연차를 포기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당시 대화가 압박 속에서 이루어졌고, 기존에 전부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며 대표님의 구두 승인도 있었다는 점을 함께 기록해 두세요. 연차 신청 내역, 승인 대화, 사용 제한 통보, 업무 배정이나 당시 대화 내용을 보관하고, 회사가 6.5일만 허용한다는 입장을 서면으로 남기도록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업장 규모와 근로시간은 적용 여부를 좌우합니다. 상시 5명 미만 사업장에는 연차휴가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도 연차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사용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를 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회사가 사용 시기를 바꾸려면 단순한 동료의 부담이 아니라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는 사정이 있어야 하며, 연차 사용 자체를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것과는 구별됩니다.
연차를 사용하지 못한 채 퇴사하게 되는 경우의 정산 여부는 남은 휴가의 발생·사용 기간과 회사가 적법한 사용촉진 절차를 밟았는지 등도 살펴야 합니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휴가 소멸의 예외가 될 수 있으므로, 회사가 사용을 막았다는 자료를 보관해 두세요. 연차휴가를 청구했는데도 법정 요건 없이 주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벌칙 규정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