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에 근무시간이 빠져 있어도 사용자가 근무시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어떤 근무시간을 합의했는지와 변경이 기존 합의의 범위 안인지에 따라 거부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맺을 때 소정근로시간(근로자와 사용자가 정한 근로시간)을 명시하고, 그 내용을 서면으로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근무시간이 적혀 있지 않다면 사용자의 근로조건 명시·서면교부 의무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누락됐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에 합의한 근무시간이 없어지거나, 회사가 그 시간을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면접 때 설명한 조건, 채용공고, 문자·메신저, 기존 근무표와 실제 근무 관행 등을 통해 일정한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형태를 합의했다고 볼 수 있고, 새 일정이 이를 크게 바꾸는 것이라면 변경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서면이나 문자로 남기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근무시간이 없더라도 이런 자료가 합의 내용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계약서·취업규칙에 교대근무나 근무표 변경이 예정되어 있고, 회사가 그 정해진 범위 안에서 일정을 조정한 것이라면 단순한 근무표 변경인지 근로조건 자체의 변경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근로계약서에 변경 가능 문구가 있더라도 그 문구만으로 모든 변경이 당연히 허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회사가 선택적 근로시간제나 탄력적 근로시간제처럼 법정 유연근무제를 운영한다고 주장한다면, 해당 제도의 요건과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 등 절차를 갖췄는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근로계약서에 근무시간이 빠진 사실만으로 그 제도가 적법하게 도입된 것은 아닙니다.
근로시간 변경에 무조건 불응하거나 결근하는 방식은 별도의 분쟁을 만들 수 있으니, 우선 이의를 서면으로 남기고 기존 근무조건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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