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사건에서 1심 판결이 이미 선고된 뒤라면, 2심 항소심에서 고소인(피해 근로자)이 처벌불원서를 내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공소기각되지는 않습니다. 처벌불원서는 형량을 정할 때 참작될 수 있지만, 공소를 끝내는 효과는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일부 임금체불 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다만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 시점은 1심 판결 선고 전까지입니다. 대법원도 1심 선고 뒤 항소심에서 제출한 처벌불원서는 공소기각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9470 판결).
따라서 항소심에서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더라도, 법원은 사건을 공소기각으로 끝내기보다 합의와 실제 피해 회복을 양형자료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가 형량을 반드시 낮추거나 집행유예로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서와 함께 체불액 지급 내역 등 실제 변제 자료를 제출하면 피해 회복 사실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처벌불원 의사는 피해자의 진실한 뜻이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합의서에 처벌불원 내용이 분명히 적혀 있는지, 피해자가 직접 작성·제출했는지 등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민사 조정이나 금전 지급 사실만으로 처벌불원 의사를 대신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도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 5. 30. 선고 2024노3424 판결).
다만 체불사업주가 법에 따라 명단 공개된 기간 중 다시 해당 임금체불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반의사불벌 규정의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처벌불원서가 있어도 공소기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소된 죄명과 체불 내용이 반의사불벌 대상인지, 명단 공개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