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전보 명령이 권리남용인지 여부는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하고, 명령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를 거쳤는지를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전직은 업무의 종류·내용·근무장소 등을 바꾸는 인사명령을 말합니다. 사용자의 인사권에 재량이 인정되더라도, 그 권한이 근로기준법에 어긋나거나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나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를 종합해 정당성을 판단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예컨대 업무상 필요가 크지 않은데 생활 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내고, 종전과 전혀 다른 업무를 맡겨 통근·가족생활에 큰 부담을 주는 경우라면 권리남용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업무상 필요가 구체적이고 불이익이 통상 감수할 범위라면 유효할 수 있습니다.
명령의 정당성을 따져보려면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 전직 통지서, 회사가 제시한 사유, 변경 전후의 업무·임금·근무지, 통근 및 가족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시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인지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구제 적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업장 규모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별도의 분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위법하다고 단정해 즉시 불응하기보다 구체적 사정을 검토해 대응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