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계약을 중간에 그만뒀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액이 정해지지는 않으며,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계약 위반으로 회사에 구체적인 손해가 실제 발생했고 퇴사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는 경우에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61조는 기간을 정한 고용계약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중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그 사유가 근로자 쪽의 과실로 생긴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계약서에 적힌 1년 계약기간과 수습기간 중 해지 가능 문구만으로, 중도 퇴사 시 일정액을 자동으로 물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습기간 문구가 근로자에게도 즉시 해지권을 주는지는 계약서 전체와 약정 경위를 살펴야 합니다.
반면 인력 공백, 업무 부담 증가, 막연한 매출 감소, 계약서에 미리 적어 둔 정액 배상금만으로 바로 배상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는 어떤 손해가 언제 발생했는지, 손해액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퇴사 때문에 발생한 손해인지 뒷받침할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금지하지만, 회사가 실제 발생한 손해를 별도로 청구하는 것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단5281957 판결에서는 근로자의 갑작스러운 퇴사가 있었더라도 회사가 주장한 매출 감소와 퇴사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손해배상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즉, 퇴사 사실 자체와 배상책임은 구별됩니다.
퇴사를 결정하셨다면 연락을 끊기보다 사업주에게 퇴사 의사와 희망 종료일을 문자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알리고, 즉시 종료에 합의하는지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근로계약서, 사직 통보와 회신, 근무 일정·업무 지시, 인수인계 및 물품 반환 기록을 보관하세요. 손해배상 청구서나 내용증명을 받으면 요구액을 바로 인정하기보다 손해 항목별 증빙과 퇴사와의 관련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손해액이 크거나 소송을 제기받은 경우에는 민사상 책임 범위를 변호사와 별도로 검토할 사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