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조건이라면 회사가 최하위 평가를 이유로 현재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연봉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기는 어렵습니다. 불이익 변경에 필요한 근로자 측 동의가 없고, 근로자도 낮아진 연봉의 새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취업규칙만으로 기존의 명시적 임금 약정을 낮출 수 있는지 다툼이 생깁니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려면 근로자 과반수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동조합의 동의를,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합니다. 따라서 회사가 최하위 평가자의 연봉을 삭감하는 제도를 새로 도입하거나 불리하게 바꾸면서 필요한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그 변경 규정을 근거로 연봉을 낮추기는 어렵습니다. 근로자 개인이 새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도 회사에 유리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게 하는 사정입니다.
다만 ‘불이익 변경 동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성과연봉 삭감이 언제나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삭감 규정이 언제, 어떤 절차로 만들어졌는지, 기존 취업규칙·급여규정에 이미 평가에 따른 연봉 조정 제도가 있었는지, 그 규정이 유효하게 적용되는지, 평가가 객관적·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과에 따라 다음 기간의 연봉을 새로 정하는 제도는 과거 임금에 대한 징계성 감급과 구별될 수 있지만, 그 제도가 적법하게 마련·변경되고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95조의 감급 한도는 징계로 임금을 깎는 경우의 제한입니다. 성과평가에 따라 장래 연봉을 정하는 경우에는 성격에 따라 이 조항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회사가 ‘성과연봉 조정’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이유만으로 적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보다 낮은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이 무효이고 취업규칙 기준을 따르도록 합니다. 그러나 이 조항을 근거로 유효한 개별 계약의 더 높은 연봉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계약서에 정액 연봉이 명시되어 있고 이를 낮추는 새 계약에도 동의하지 않았다면, 회사에 기존 계약서·취업규칙 및 변경 전후 비교표, 과반수 동의 자료, 평가 기준·결과와 산정 내역을 서면으로 요청해 확인하시고, 삭감된 임금은 기존 계약에 따른 차액을 임금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 검토할 사안입니다. 취업규칙이 법적으로 요구되는 동의 없이 불리하게 변경되었거나, 기존 임금 약정이 유효하다면 차액이 임금체불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회사가 삭감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기존에 유효하게 도입된 평가·연봉 조정 제도가 있었는지와 변경 당시 동의 절차를 확인해야 최종 판단할 수 있습니다. 상시 근로자 수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 시점도 적용 절차를 판단할 때 함께 확인할 사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