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와 작성한 상계확인서만으로는 원칙적으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채무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상계하려는 두 채권이 당사자들 사이에 서로 마주 보고 존재해야 하고, 상계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민법 제492조에 따르면 상계는 서로 같은 종류의 채무를 부담하고 양쪽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경우, 대등한 금액만큼 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493조는 상계를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도록 정합니다. 따라서 확인서에 제3자가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실제 채권이 생기거나 당사자 사이의 채무가 소멸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돈을 갚아야 하는데, A와 C가 “상계했다”는 확인서를 작성했더라도 C가 B에 대한 채권자이거나 B의 적법한 대리인인 등 별도의 법률관계가 확인되지 않으면, 그 문서만으로 A의 B에 대한 채무를 없앴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제3자에게 채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당사자 사이의 채권을 서로 상계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연대채무처럼 법률이 특별히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418조는 채권을 가진 연대채무자가 상계하지 않은 때 다른 연대채무자가 그 사람의 부담부분에 한해 상계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이 예외가 적용되는지는 당사자들의 지위와 채무 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확인서에 적힌 월세·보증금이나 입금 내역이 실제와 다르다면, 우선 실제 돈의 흐름과 채권의 존재를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차계약서, 계좌 거래내역, 보증금 입금·반환 내역, 확인서 원본과 작성 경위를 대조해 두시고, 상대방이 그 문서를 소송 등에 제출했다면 어느 채권이 누구 사이에 존재하지 않는지와 실제 금액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반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서의 효력은 서명 여부만이 아니라 채권의 실제 존재, 당사자 관계, 상계 의사표시의 상대방과 전달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