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생기지는 않지만, 회사가 실제 손해와 그 손해가 본인의 행위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근로계약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얼마를 물어내도록 미리 정해 두는 위약금·손해배상액 약정을 금지합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인수인계를 하지 않으면 일정액을 배상한다”는 조항이 있어도 그 금액을 그대로 청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이 조항이 실제 손해를 배상할 책임까지 언제나 면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민법 제390조에 따라 계약상 의무를 고의나 과실로 이행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면, 회사는 실제 손해에 대해 별도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입증해야 할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순히 인수인계가 부족했다거나 업무에 불편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배상액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손해가 특정되지 않거나, 다른 직원이 업무를 이어받았거나, 손해가 퇴사 후 다른 사정으로 생겼다면 청구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수인계 없이 퇴사한 사정만으로 손해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13나1211 판결).
회사가 배상을 요구하면 먼저 청구 금액의 산출 근거, 손해가 발생한 자료, 본인의 행위와 손해의 연결 근거를 서면으로 요청해 확인하세요. 근거가 불명확한 금액에 바로 동의하거나 확인서에 서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급여에서 회사가 임의로 손해액을 빼는 문제는 손해배상 청구와 별개의 쟁점이므로, 공제 내역이 있다면 임금명세서와 회사의 설명을 보관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손해의 규모나 고의적인 자료 삭제 여부가 다투어지면 민사상 책임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