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상황은 랜덤채팅이 아니라 학교에서 친구들과 대화하던 중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라는 뜻이군요. 그 점을 반영하면, 온라인 공개방에 글을 올린 경우와는 다르게 보아야 하지만, 학교 친구들끼리 한 말이라는 이유만으로 명예훼손이 자동으로 성립하지 않거나 무혐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는지뿐 아니라, 누구를 가리킨 말인지 친구들이 알아볼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친구들이 불특정 또는 여러 사람에게 전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특정한 소수에게 한 말도 전파될 개연성이 있고, 발언자가 그 가능성과 위험을 인식·용인했는지 등을 대화 경위, 참석자 관계, 말의 내용·방법·장소를 종합해 판단한다고 봅니다. 반대로 사적이고 제한된 대화였으며 전파 가능성이 낮은 사정은 공연성을 부정하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친구 몇 명과 사적으로 나눈 대화에서 상대방을 알아볼 단서가 거의 없었고, 구체적인 사실을 퍼뜨리려는 말도 아니었다면 공연성이나 피해자 특정성이 다투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이름을 말하지 않았더라도 학교·학년·별명·상황 등을 통해 친구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거나, 여러 친구가 듣는 자리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말했다면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말이 ‘흘러가는 대화’였다는 사정은 중요한 맥락이지만, 그것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지금 말씀만으로는 무혐의 여부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실제 발언 문구와 앞뒤 대화, 당시 함께 있던 친구 수와 관계, 상대방을 알아볼 단서, 그 말이 이후 전달됐는지 등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대화 전체를 보여주는 자료와 당시 상황을 알고 있는 친구들의 진술을 보존하시고, 일부 문장만 떼어 설명하기보다 대화가 나온 경위를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민사상으로는 민법 제750조·제751조에 따라 고의·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와 정신적 손해 등이 인정되어야 배상 책임이 문제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