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근무장소를 일방적으로 바꾸더라도 근로자가 곧바로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발령이 정당한 인사권 행사인지와 근로계약상 근무장소가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무장소 변경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인사권에 속하지만 무제한은 아닙니다. 정당성을 판단할 때는 회사의 업무상 필요성, 변경으로 생기는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 발령 과정에서 근로자와 협의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협의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발령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근로계약서에 특정 지점·장소가 근무지로 명시되어 있거나, 변경이 계약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큰 불이익을 주는 경우에는 회사가 계약 범위를 넘어 근무지를 바꾼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이나 취업규칙상 전보가 예정되어 있고, 실제 인력 운영상 필요가 있으며 불이익이 크지 않다면 발령이 정당하다고 판단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당성 검토에서는 단순히 통근거리가 늘었는지만 보지 않습니다. 출퇴근 시간·비용, 가족 돌봄이나 주거 이전 필요, 직무·임금·직책의 변화 등 실제 영향을 함께 살펴봅니다. 협의 절차도 판단 요소지만,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발령에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새 근무지 출근을 즉시 거부하거나 결근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합니다. 발령 효력이 다투어지는 동안 회사가 업무명령 불이행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발령 사유와 효력 발생일을 서면으로 확인하고, 근로계약서·취업규칙·인사발령 통지서를 확보하세요. 통근시간·비용, 돌봄 사정 등 불이익 자료와 회사가 제시한 업무상 필요성을 함께 정리해 이의를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이라면 정당한 이유 없는 전직 등 불이익한 처분에 대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검토할 수 있고, 신청은 원칙적으로 발령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 다만 상시 5명 미만 사업장에는 부당해고 등 노동위원회 구제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 사업장 규모와 발령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