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재판에서 돈을 갚을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와도 상대방이 형사고소를 접수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고소가 접수된다고 해서 사기 등 범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민사판결만으로 형사책임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민사재판은 주로 돈을 갚을 법적 의무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형사절차에서는 상대방이 주장하는 범죄가 성립하는지와 그 증거를 따로 살핍니다. 따라서 상대방은 민사판결에 불복하거나 별도의 자료가 있다고 주장하며 고소할 수 있지만, 민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과 이유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판단할 때 참고될 수 있습니다. 특히 판결문이 상대방 주장을 증거 부족으로 배척했는지, 아니면 계약·거래관계 자체를 따져 변제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고소가 들어오면 다음 자료를 준비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를 받으면 고소 내용과 민사판결의 판단 이유를 대조해 설명하고, 자료는 원본을 보존한 채 제출 자료 목록을 만들어 두십시오. 고소 내용을 알기 전에는 상대방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관련 자료를 삭제·수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만 상대방이 민사재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주장만을 되풀이해 고소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불법 고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소인이 사실적·법률적 근거가 없음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는데도 권리남용에 이를 정도로 고소한 경우에는 손해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그 고의나 중대한 과실 등은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전주지방법원 2009가합3769 판결도 이런 사정을 살펴 부당고소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고소 가능성 자체보다 상대방이 어떤 범죄사실을 주장하는지, 민사판결이 그 주장과 관련된 사실을 어떻게 판단했는지가 핵심입니다. 민사판결문과 거래자료를 확보해 두시고, 실제로 경찰 연락이나 출석 요구가 오면 진술 전에 고소 내용과 자료를 검토해 대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